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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땅 아래 만든 거대한 공간들

by 드로우센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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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데린쿠유 지하도시

 

인간은 항상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한계를 넘어서며 창조적 사고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 왔다. 그 중에서도 땅 아래의 공간을 활용한 거대한 구조물은 우리 문명의 독창성과 기술력을 증명하는 특별한 사례다. 이번 글에서는 인간이 만든 땅 아래의 거대한 공간 다섯곳을 살펴보며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  그 놀라운 기술력 또한 조명해 보자.

 

캐나다의 몬트리올 지하도시 RESO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RESO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도시 중 하나다. 약 33km에 달하는 길이로 구성된 이 거대한 공간은 쇼핑몰, 호텔, 식당, 대중교통 터미널 들을 포함하며 매년 수백만 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이용한다. RESO는 캐나다의 혹독한 겨울 날씨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이러한 배경은 현대도시 계획의 혁신적인 접근법을 보여준다.

 

먼저 RESO의 건설 역사는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몬트리올의 중심부를 잇는 최초의 지하 통로는 지하철 시스템과 함께 설계되었다. 이후 점차 확장되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RESO는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또 하나의 도시로 기능한다. 특히 상업 지구와 문화 공간이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 시민들에게 편리함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RESO의 가장 큰 특징은 환경 친화적인 설계다. 자연 채광 시스템과 에너지 절약형 환기 장치를 도입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이러한 설계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현대 건축의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몬트리올 시민들은 이 지하도시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공간으로 여기며 생활한다.

 

마지막으로 RESO는 도시와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사례다. 지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적 어려움을 창의적으로 해결하여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 거대한 공간은 앞으로도 많은 도시 설계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튀르키예의 데린쿠유(Derinkuyu) 지하도시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지역에 위치한 데린쿠유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가장 놀라운 지하 공간 중 하나다. 이 지하도시는 약 18층 깊이에 달하며 최대 20,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데린쿠유는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라 완벽한 생활공간으로 기능했다.

  

데린쿠유의 건설은 기원전 8세기경으로 추정되며 초기 기독교인들이 외부 침략과 박해를 피하기 위해 설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식량 저장소, 예배당, 학교 등 모든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환기 시스템과 물 공급 체계는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는 사람들이 수년간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할 수 있게 했다.

 

이 지하도시는 방어를 위한 독특한 설계로도 유명하다. 좁은 통로와 문은 외부 침입자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으며 통로마다 방어용 돌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데린쿠유 주민들이 적의 공격에 대비해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를 보여준다.

 

현대에 들어와서 데린쿠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이 공간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 본능과 창의성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 지하 도시 계획

핀란드는 혹독한 겨울과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여 지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특히 헬싱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지하 도시 중 하나를 자랑한다. 이곳의 지하 공간은 주차장, 쇼핑몰, 대중교통, 데이터 센터, 스포츠 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헬싱키 지하 도시의 특징은 철저한 계획과 설계다. 지하 시설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시민들이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지하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자연 경관을 보존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헬싱키의 지하 공간은 생활 편의를 위한 공간을 넘어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하 난방 시스템에 재활용하는 방식은 에너지 효율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헬싱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 위치한 국제 종자 저장고는 "지구의 종말 금고"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전 세계의 식량 작물을 보존하기 위해 설계된 특별한 공간으로 현재 약 100만 개의 종자 샘플이 저장되어 있다. 이 저장고는 지구상의 모든 작물을 보존함으로써 자연재해나 전쟁, 기후 변화로부터 인류의 미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스발바르 저장고는 영구 동토층에 위치하여 자연적으로 온도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종자의 장기 보존이 가능하다. 저장고는 핵폭발이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위치선정도 돋보인다.

 

이 저장고는 단순한 시설을 넘어 인류의 협력을 상징한다. 세계 각국이 협력하여 종자를 제공하고 이를 공동으로 관리함으로써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데에도 기여한다.

 

싱가포르의 지하 저수지 시스템

 

싱가포르는 제한된 지상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하 공간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도시 국가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시설은 지하 저수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강우량이 많지만 지형적 한계로 인해 물 자원이 제한적인 싱가포르의 특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싱가포르의 지하 저수지 시스템은 빗물을 모아 저장하고 이를 정수하여 재사용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시설은 도시 곳곳에 분산되어 있으며 빗물 저장 용량은 도시 전체의 물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 특히 치수와 도시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자연 재해에 대비한 설계가 돋보인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도시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화된 조절 시스템과 수문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물의 흐름과 저장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싱가포르가 글로벌 물 관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만든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지하 저수지 시스템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며 도시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환경보존과 경제발전에 기여하며 전 세계 다른 도시들에게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땅 아래의 공간을 활용한 거대한 구조물들은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상징한다. 몬트리올의 지하도시부터 싱가포르의 지하저수지 시스템까지 이 공간들은 단순한 시설을 넘어 우리의 삶과 미래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앞으로도 도시 설계와 건축, 그리고 환경 문제 해결에 있어 귀중한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발 아래 숨겨진 이 공간들은 도시의 단순한 보조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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